고통

​

​

고통은 낙엽인가, 아니면 낙엽을 스친 바람인가

그렇다면 고통은 허구인 것이다

고통은 시나브로 소녀가 되고 어미가 되어

산천에 젖을 물려 푸르게 뜨개질하다

흙으로 돌아가는 짜릿한 농담이다

전지된 가지에서 자못 탐스런 열매가 맺히듯

고통은 보다 나은 열매를 맺기 위한 거룩한 혁명이며

해 뜬 날 느닷없이 내리는 소낙비이고

소낙비 내리는 하늘로 비의 현을 퉁기며

제비가 아다지오로 날아가는 현상이다

​

고통은

푸름이 지쳐 단풍 든 산마루 풍경이다

​

-이기와 명상시집 <나봄> 중에서..

​

이기와 명상시집의 최신판 <허공춤>을 소개합니다

시마다 삽입되어 있는 QR코드로

원할 때 언제든 시인들의 낭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루 5분, 짧은 시 속에 들어있는 깨달음의 메세지를 만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