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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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23-12-22 21:30 조회209회 댓글0건본문
늙은 몸
가벼운 비의 무게조차 못 이겨
떨어지는 낙엽을 닮은 발바닥들
방향성 없이 굴러다니는 로터리에서
지팡이는 왜 노인의 허리에 집착하는지
멈춰버릴까
돌아갈까
주저앉을까
살 만큼 살았어도 방향을 꺾을 때면
여전히 망설여지고
쪼그라진 입술을 타고 흘러내린 하품이
유모차를 밀고 가는 10월
10월만 먹고 11월과 12월은 먹지 말자
떨이하고 싶은 시든 몸들이
5일장 담벼락에 줄지어 앉아 있다
-이기와 명상시집 <허공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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